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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배안나
- 작성일201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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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스며있는 온정주의적 불평등… 창조적으로 극복해야 진정한 선진국 책상머리 앞에 붙여 놓은 빛바랜 메모지에 라고 적혀있다. 날짜를 보니 지난 추석 연휴기간에 집에서 DVD로 본 라는 영화 감상후기다. 몇 년 가야 영화관 한 번 갈까 말까한 내가 어쩌다 끝까지 졸지 않고 본 긴 영화 한 편에 사회과학도로서 문제의식이 발동한 모양이다. 영화의 바탕인 마가렛 미첼의 원작 소설은 역사성이나 서사의 거대함,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독특한 개성 등 모든 면에 있어 가히 미국판 를 연상시켰다. 그러나 못지않게 내 관심을 끈 장면들은 남북전쟁 전 흑인 노예와 남부귀족 백인 농장주들 간의 관계였다. 물론 노예제의 비참함과 불평등이야 거론해 무엇하랴마는 그래도 양자 간의 관계는 비록 소설 속 이야기지만 우리가 흔히 상정하는 그런 흑백논리를 뛰어 넘어 생각보다 친밀하고 인간적이었다. 소설의 배경인 남북전쟁 발발 후 노예제가 공식적으로 폐지되고 정확히 100년이 지난 1960년에도 미국의 흑백차별이 같은 식당에서 밥을 못 먹고, 같은 버스를 타지 못하는 지경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영화의 장면들은 사뭇 경이롭기까지 하였다. 1860년과 1960년 미국의 흑백문제를 비교하다가 문득 , <1984> 등으로 잘 알려진 영국의 소설가이자 문명비평가인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문제의식을 떠올렸다. 그것이 경제, 사회적 지위든 혹은 인종에 따른 피부색이든 개인적으로는 친밀하고 훈훈한 인간관계를 유지하지만 함부로 넘기 힘든 구조적 불평등이 존재하는 상황을 오웰은 "평등하지 않은 친밀감"(intimacy without equity)이라 하였다. 한 때 제국의 경찰로서 그가 피식민 버마인들에 대하여 느꼈던 감정, 선량하고 지적인 남부 농장주와 흑인 노예의 인간적이면서 동시에 모순적 관계는 기실 우리네 삶의 곳곳에서도 쉽게 목도된다. 특히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계층 간 격차가 확대일로에 있으면서도 동시에 "정(情)의 문화"가 지배적인 우리네 경우 오웰의 문제의식은 사뭇 의미하는 바 크다. 사원은 가족이니 노조가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가부장적 노사문화, 식모를 친 딸 같이 키워 시집보낸다며 월급대신 적금을 들라 강요하였던 내 어머니 세대의 정서, 서민의 목에 목도리를 둘러주며 같이 서민의 아픔을 공유하는 대통령, 캠퍼스를 청소해 주시는 우리 대학 청소 아주머니에 대한 나의 공손함과 이런 저런 소소한 배려, "아시아 인 러브"에 출연한 동남아 외국인 며느리들에 대한 출연진의 태도, 금메달 따서 병역문제 해결하라고 만인이 보는 앞에서 "배려의 구타"도 서슴지않는 아시안 게임 볼링 감독 등등. 나는 내 자신을 비롯하여 가끔씩은 반신반의하면서도 언급된 이들의 진정성을 구태여 의심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웰이 그랬던 것처럼 나는 마음 편치 못하다. 비록 강도와 횟수가 현저히 약하여 비판적 지성이 행동하는 양심으로 쉽게 연결되지는 못하여도 말이다. 누군가 당연히 날카로운 질문을 들이댈 것이다. 그렇다면 친밀감 없는 평등함이 나으냐고 말이다. 꼭 그렇지는 않다. 가난하게 평등하면서도 모든 인민이 동무가 되는 기계적 인간관이 팽배하였던 구 사회주의체제를 누가 선호하겠는가? 좀 더 시야를 넓히면 유럽식 복지국가 모델들도 이 부류에 속한다. 유럽에서 장애 노인들이 혐오하는 대상 중의 하나가 관료주의에 찌든 불친절한 복지사라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너무 배부른 먼 나라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새겨야할 교훈이 많다. 배 허리 치수가 불어나는 풍요 속에서 온정주의가 "법으로" 혹은 "돈으로" 방식으로 바뀌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세상일의 많은 이치가 그렇듯 완벽한 해결책은 없다. 해결책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찾아내는 것이다. 우리의 온정주의 문화와 사회적 진보를 한국적으로 버무려내는 방식을 찾는 것이 연구자인 내가 그나마 "오웰스러움"에서 벗어나는 길이 아닐까? [경인일보- 2010.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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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배안나
- 작성일2010-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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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배안나
- 작성일201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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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경제부가 지난해의 전국 대학 중 연간 에너지 사용량이 석유환산 2000t 이상인 80개 대학에 대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국내 대학의 대부분이 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책이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대학 건축물의 평균 에너지 사용량은 ㎡당 석유환산 47.88kg이며, 에너지효율이 가장 낮은 건국대학교는 80개 대학의 평균보다 2배이고, 효율이 가장 높은 육군사관학교에 비해서는 무려 5.2배나 된다. 정부는 2013년부터 시작될 유엔의 교토후기(Post-Kyoto) 대책을 강화하기 위하여 향후 에너지 소비량이 석유환산 1만t 이상의 건축물에 대하여 에너지 및 온실가스 목표관리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하여 시행할 예정이다. 따라서 대학은 미래의 지도적 인재를 양성하는 고등 교육기관으로서 국가 및 사회적 책임은 물론 지역사회의 에너지 및 온실가스 감축을 위하여 선도적 역할을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대학의 역할에 부응하기 위해 지난 3월 경기도의 80개 대학 중 44개 대학이 참여하여 전국 시·도 중에서는 최초로 ‘경기도그린캠퍼스협의회’를 발족하여 대학의 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책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계획의 수립 및 추진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를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각 대학은 중·장기 대학교정의 녹색화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대학의 이사회 및 재단은 물론 교직원과 학생들이 공동 참여하는 실천 가능한 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주기적으로 평가하여야 한다. 각 대학은 1차적으로 에너지 절약 및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진단을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선 대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아울러 대학교정 내의 재생에너지 자원조사를 거쳐 이의 활용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또한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대학 내에 이를 추진하는 상설기구를 설치, 운용하여야 한다. 현재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대학은 대학의 녹색화를 추진하기 위한 전담기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전담기구의 녹색화 계획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총장 급을 단장으로 하여 전 보직교수 및 행정요원과 학생회가 참여하는 위원회를 중심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둘째, 대학의 중·장기 녹색화 계획을 추진하기 위한 재원 조달방안을 조속히 수립하여야 한다. 소요 재원의 안정적인 조달방안 없이는 계획은 단순한 계획에 불과할 것이고, 그러면 그 실효성이 낮아 대학 내의 적극적인 참여는 물론 전국적인 확산이 어려울 것이다. 소요 재원은 대학 내의 유보 재원의 활용은 물론 정부의 지원자금과 에너지 및 온실가스 전문기업(ESCOs)을 적극 활용하여야 한다. 전문기업을 활용할 경우 대학은 별도의 자금조달 부담 없이도 에너지절약 및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시설개체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시설개체를 통하여 절감된 성과의 일정 부분의 수익을 통하여 대학 재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절감된 성과의 일정 부분에 대한 감축권(CERs)을 온실가스 거래시장을 통하여 매각하여 수익을 증대하거나 이를 유보하여 감축목표에 미달할 경우 이를 이월하여 사용하여 미달량을 상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정부는 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책에 대학의 녹색화 전략을 포함하고 이를 적극 추진하기 위한 다각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여야 한다. 아울러 일정 규모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대학에 대해서는 교육과학기술부 등 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 지원을 차등화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정부는 대학 건축물의 에너지 및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표준을 제정하고 이를 반영한 표준설계 지침을 설정하고 이를 의무화 하여야 한다. 신축 건축물에 대해서는 준공검사의 필수 항목에 포함하고, 기존 건물에 대해서도 주기적인 진단을 의무화 하여 필요 시 개수를 의무화 하여야 한다. 넷째, 정부는 대학의 녹색화에 필요한 시스템의 구축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여야 한다. 현실적으로 각 대학은 대부분 에너지 및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시스템 구축과 이를 추진할 전문인력이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에너지 및 온실가스 저감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산정, 감시, 보고, 검증(MRV)과 감축량의 등록 및 보고에 관한 시스템의 구축은 물론 이를 추진할 전문 인력의 양성 교육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여야 한다. <2010.06.17 중부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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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배안나
- 작성일201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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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의 투표 결과는 민심의 반영이고 또한 ‘민심은 곧 천심’이라고 한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유권자의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새삼 정치권에 일깨워 주었다. 선거 참패로 한나라당은 큰 충격을 받았고, 민주당은 예상치 못한 승리에 역시 충격을 받았다. 투표를 한 유권자들도 선거 결과에 스스로 놀라고 있다. 역대 지방선거가 대통령 임기 중반에 실시돼 야당은 소위 정권 견제론을 갖고 선거캠페인을 벌이기 때문에 여당에는 ‘지방선거는 곧 무덤’이라는 징크스가 있다. 2002,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은 수도권에서 완승을 했으며 이런 민심은 그 후 대선, 총선으로까지 이어져 여당이 됐다. 영남, 호남, 충청이 지역주의의 포로가 되고 있는 구태의연한 한국정치 상황에서 민심의 척도는 언제나 수도권 선거 결과에서 나타났다. 이번 선거에서도 수도권 선거 결과는 혹시나 했지만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물론 여당이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신승해 과거와는 다른 결과를 나타냈다고 자위할지 모르겠지만 4년 전과는 달리 기초자치단체장, 지방의원 선거는 물론 교육감 선거에서조차 패배함으로써 바닥 민심의 흐름을 알 수 있다. 불과 2년 반 전에 약 500만 표차로 대선에서 대승을 하고, 과거 어느 때보다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높아 불과 1주일 전 여론조사에서도 여당은 수도권에서 상당한 차이로 야당 후보에 앞서고 있었는데 이렇게 패배한 것은 민심이 천심이라는 것 이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20, 30대의 젊은 유권자들이 2002년 대선 때와 같이 트위터, 휴대전화, 인터넷 등을 동원해 선거 막판에 야당에 가세함으로써 여당이 패배했다고 핑계를 댈 수 있는가. 북풍(北風)보다는 노풍(盧風)이 더욱 강했다고 바람만을 탓할 수 없지 않은가.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여·야당 모두에게 준엄한 경고를 투표로써 말해주고 있다. 우선 여당에는 지금과 같은 방식의 국정운영 기조에 대한 변화를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세종시, 4대강 사업 등 중요한 국정 과제 추진에서 여당은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친이, 친박 하면서 당내에서 연일 집안싸움으로 불협화음이 나타나 원내 다수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국민에게 지지를 받을 수 있는가. 국민은 집권당 내부에서부터 당내 화합을 통해 단결된 여당의 모습을 보여 일관된 국정을 추진하기를 요망하고 있다. 세종시, 4대강 사업에 대해 여당은 당내 끝장토론을 해서라도 원안 고수 또는 수정 중 양자택일해 통일된 정책을 국민에게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야당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제1 야당은 민주당이지만 과연 차기 대안 정당으로서 국민적 신뢰를 얻고 있는지 자문할 필요가 있다. 이번 광역단체장 선거에 돌풍을 일으킨 후보자 대부분은 외양만 민주당이지 정치인으로서 정체성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뜻을 같이하고 있다. 안희정, 이광재씨는 말할 것도 없고 ‘리틀 노무현’ 김두관, 그리고 비록 선거에서 패배했으나 선전한 한명숙, 유시민씨 등은 모두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적 자산을 이어가고 있는데, 과연 이를 어떻게 수용해 당의 정체성을 확립하느냐가 민주당의 과제이다.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대안 정당으로 거듭나려면 당의 정체성부터 확실하게 함은 물론 야권 통합도 시급한 과제이다. 오는 7월 재·보선, 2년 후에는 총선과 대선이 실시된다. 여야 정당은 물론 차기 대권을 꿈꾸는 정치지도자들이 이번 선거 결과에서 나타난 민심을 현실 정치에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유권자의 투표 행태는 또 변할 것이다. 유권자들은 화려하게 겉만 번듯하게 포장된 지도자보다는 민심을 천심으로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참된 지도자를 갈구하고 있음을 정치인들은 새삼 인식해야 한다. [세계일보 2010-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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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배안나
- 작성일2010-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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